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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모는 변화 꺼리는 리더에게 '그만의 길'을 제시"

남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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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05.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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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참모란 누구인가… 전문가들이 말한다

보스턴 컨설팅, 한스 파울 뷔르크너 회장


일부 기업 경영진은 사내 참모뿐 아니라 외부 전문가에게도 앞날을 묻는다. 사내 참모의 역량만으로는 정치·법률·경제 등 복잡한 사안이 얽힌 과제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인수· 합병(M&A) 전략, 주력 사업의 디지털 전환, 신사업 발굴 등 일부 특수 분야에서는 '브레인 집단'으로 여겨지는 컨설팅 업체의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많다. 3대 컨설팅 기업 중 한 곳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한스 파울 뷔르크너 회장은 참모의 역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태경 기자 이태경 기자
"많은 비즈니스 리더가 변화를 꺼려 한다. 좋은 참모는 곁에서 리더의 변화를 도와야 한다. 기업은 호황을 누리다 변환기에 직면할 때 가장 큰 난관에 부딪힌다. 내수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거나, 경기 수축기에 비용 감축을 감행하거나, 경제 구조 변화로 새로운 인재가 필요하는 등 여러 상황이 있다. 이때 개혁을 이끄는 일은 매우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좋은 참모는 보스를 잘 보좌해 조직이 새로운 단계로 넘어갈 수 있도록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어떤 인재가 좋은 참모가 될 수 있을까. 뷔르크너 회장은 기업의 디지털화(化)는 일부 IT 기업만의 과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디지털화에 적응된 참모상을 추천했다. 카드 회사부터 에너지 회사, 미디어 기업, 심지어 배관을 고치는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디지털화에 적응해야 하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좋은 참모 역할을 할 인재들은 수학자와 물리학자라고 전망했다.

뷔르크너 회장은 기업의 경영자가 좋은 참모와 거수기(rubber stamping)를 구별할 줄 아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통 조언을 해주는 사람은 일반적인 조언을 해주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비즈니스 리더는 이러한 손쉬운 일반론에서 해법을 찾으면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이어 "어려움에 처한 기업이 난관을 헤쳐 나갈 진정한 해법을 찾으려면 나만의 정답을 반드시 찾아내야 하며 다른 기업의 정답을 모방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뷔르크너 회장은 리더가 무작정 조언을 듣고 그것을 냉큼 받아들이면 안 되지만, 조언을 해주는 사람도 그 특성에 맞는 해법을 찾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또 컨설턴트 등 외부에 의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작은 회사라도 데이터를 처리하는 내부 역량을 기르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뷔르크너 회장은 기업 참모들을 위해 인텔의 전 최고 경영자이자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이었던 앤드루 그로브(Grove)의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는 책을 추천했다. 책 제목이 거의 모든 메시지를 말한다. 변화를 두려워할 줄 알고 이에 대응할 마음가짐을 갖고 집요하게 대응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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