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나는 참모다'… 리더를 빛낸 역사적 인물11명 + 4가지 유형
④친구형: 버크셔 해서웨이의 찰스 멍거 부회장
담배꽁초 줍는 방식의 버핏 헐값 투자 성장주 위주로 교정
공식 석상 등장 적어 베일 속 인물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운용하는 버크셔 해서웨이. 이 회사에는 버핏만큼 중요한 인물이 있다. 바로 버핏의 40년 지기 친구이자 사업 파트너 찰스 멍거(Munger·95) 부회장이다. 그는 '가치 투자의 아버지' 벤저민 그레이엄과 함께 버핏의 투자 원칙을 만들어낸 장본인으로 평가받는다.
버핏은 주주에게 보낸 서한에서 멍거가 자신의 옳지 못한 투자 습관을 어떻게 바로잡았는지 밝힌 바 있다. 멍거를 만나기 전 버핏은 소위 그저 그런 회사를 아주 헐값에 사는 투자 전략을 고수했다. 그는 이를 '담배꽁초 투자기법'(cigar-butt investing)이라 불렀다. 누군가 피우다 버린 담배꽁초를 잘만 고르면 공짜로 한두 모금 정도 피울 수 있는 것처럼, 주식 투자도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회사를 공짜와 다름없는 헐값에 사서 이익을 챙기는 방식이었다.
버핏은 1950년대 담배꽁초 방식으로 투자한 수십 개의 회사들로부터 커다란 성공을 거둘 수 있었지만, 점차 투자 효과는 떨어졌다. 멍거는 이를 결혼과 연애의 차이로 설명했다. 즉 결혼(=장기 투자)할 배우자를 고르는 기준은 연애(=단기 투자)할 상대방을 만날 때와 다르다는 것. 이때부터 버핏은 저평가 우량주를 일찍 발굴해 제값을 받을 때까지 장기간 보유한다는 가치투자 원칙을 갖게 됐다.
고향 오마하… 평생 동지로 콤비
버핏은 60여년 동안 멍거와 한 번도 논쟁을 해 본 적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간혹 이견이 있을 때 멍거는 버핏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자네,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그러면 내 의견에 동의할 걸세. 자네는 똑똑하고 나는 옳으니까 말이야." 그만큼 버핏은 멍거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멍거는 버크셔 해서웨이를 세계적인 회사로 키운 일등공신이지만, 회사 주총 때만 버핏과 함께 얼굴을 내비칠 뿐 공식 석상에 잘 참석하지 않아 베일에 가려진 인물이다. 주총 때를 비롯해 인터뷰 진행 과정만 봐도 그의 역할을 단적으로 알 수 있다. 대개 버핏의 답변은 길고 거침없으며 투박하다. 그런 후 옆자리의 멍거를 찾는다. 그러면 멍거는 자연스럽게 1인자의 답변을 거든다. 정곡을 찌르는 추가 답변 아니면 "할 말 없다"의 둘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