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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열풍, 한순간 유행 아닐 것… 1960년대 영국 음악의 미국 침공 연상시켜"

이위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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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05.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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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땐 고전음악 심취
비틀스 들은 뒤 충격… 기술+음악에 몰두


매코버 교수에게 가장 깊이 영향을 준 음악가는 바하, 비틀스, 그리고 피에르 불레즈(프랑스 현대음악가)다. 그는 고전음악에 심취해 유년 시절을 보냈다. 피아니스트였던 모친 영향을 받은 것. 그러다 비틀스 음악을 접하면서 대중음악의 가능성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에게 충격을 줬던 비틀스 음반은 '페퍼 상사의 론리하츠클럽 밴드(Sgt. Peppers's Lonely Hearts Club Band)'였다. 그는 "뭔가 머리에서 전구가 켜지는 기분이었다"고 회고했다.

고전음악에 더 집중하길 바라는 어머니와 다소 갈등을 빚기도 했지만 그는 그 뒤로 음악이란 장르의 확장성에 대해 깊게 고민하는 기회를 가졌다. 비틀스 같은 대중음악가들이 스튜디오에서 기기를 동원해 제작한 작품이 악기에만 의존하는 고전음악보다 더 새로운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사실도 깨쳤다. 매코버는 "기술은 음악에 상상력을 더해주는 매개체"라고 말했다. 줄리아드에 진학한 이후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본격적으로 기술과 음악을 결합하는 작업에 몰두했다. 지금 그가 벌이는 작업, 소수를 위한 고급 음악이 아니라 대중과 소통하면서 만들어가는 음악의 가능성을 찾아나선 것도 비틀스 덕분이었던 셈이다. 그는 기타 연주를 하는 게임 '기타 히어로' 개발 과정에도 관여한 바 있다.

매코버의 스마트폰에는 한국 음악도 수백 곡 저장되어 있다. 가야금을 비롯한 한국 고전음악에서 한국 포크 음악까지 다양한 한국 곡을 들으면서 한국적 정서를 공부하고 있다. 남북한 교향곡을 위한 예비 연습이다. 최근 인기를 끄는 방탄소년단 곡 'Love Yourself'도 애청곡 중 하나다. 그는 "K팝에서 한국 음악의 무한한 창조력을 엿볼 수 있다"면서 "최근 K팝 열풍은 1960년대 영국 음악의 미국 침공을 연상하게 한다"고 말했다. "K팝이 보여주는 음악적 신선함은 이 열풍이 한순간 유행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란 걸 짐작할 수 있다"면서 "이미 K팝은 미국 팝을 넘어섰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음악가 중에선 존 레넌의 아들 션 레넌과 그래미상을 탄 보컬 프로젝트 그룹 룸풀오브티스(Roomful of Teeth)를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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