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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시작됐는데도 썰렁한 인도 자동차 시장

안자니 트레비디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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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04.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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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Column]


안자니 트레비디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안자니 트레비디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인도 총선이 시작되면서 인도 자동차 시장의 열기는 식고 있다. 국민의 삶을 개선하겠다는 정치계의 공약에도 좀처럼 자동차 판매가 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여름부터 감소 추세였던 승용차 판매량은 지난달에만 전년 대비 6% 떨어졌다. 인도에서 승용차보다 더 큰 시장을 차지하는 오토바이의 판매는 같은 기간 15% 감소했다. 트럭과 버스 등 상업용 차량 판매도 둔화됐다. 700억달러(약 80조원)에 달하는 인도의 자동차 시장은 위기를 맞고 있다. 인도 최대 오토바이 제조사 히어로 모토코프는 최근 판매량이 20% 감소했다고 밝혔다.

투자자와 정책 입안자는 이러한 비관적인 분위기를 우려해야 한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민족주의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있지만, 자동차 재고는 쌓이고 있고, 소비자들은 좀처럼 돈을 쓰려고 하지 않는다. 실업률이 오르면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다.

물론 인도에는 차가 많다. 인도 도로에는 현재 약 3000만대의 승용차와 1억7000만대의 오토바이가 달리고 있다. 지난 5년간 자동차 판매율이 연간 평균 8~10%씩 늘어난 것을 감안할 때 지금의 자동차 판매 침체가 일시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인도 자동차 업체는 전반적으로 지난 1년간 주식시장에서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왜 이렇게 수요가 적을까. 소비자의 구매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 층과 농촌 지역, 소도시 주민들의 사정이 나빠지고 있다. 모디 총리가 농부의 소득을 두 배로 늘리는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부유층 입장에서도 자동차를 여러 대 살 이유가 없다. 인도에는 마루타 스즈키와 현대자동차가 제조한 비슷한 디자인의 자동차만 거의 볼 수 있다. 화려하고 디자인이 다양한 자동차는 인도에서 구매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교통 체증과 공해는 실질적 위협이 되고 있다.

자동차 구매력이 증가하기 전까지 수요는 늘어나지 않을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는 자동차 구입 자금의 대출을 늘리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승용차 시장의 70%, 이륜차 시장의 50%를 대출이 지탱하고 있다. 심지어 연료도 비싸고, 지난 9월 발효된 새로운 규정 때문에 보험료도 오를 전망이다.

과거 선거 기간에는 정치인이 약속하는 장밋빛 미래 덕분에 자동차 판매가 늘었다. 이번엔 그렇지 않을 것이다. 모디 정당이 집권한다고 해도 소비자들은 지갑이 두둑하다는 기분을 먼저 느껴야 소비가 살아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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