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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널드 파머·세리나 윌리엄스·로저 페더러·류현진… 그들은 왜 윌슨에 푹 빠졌나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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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04.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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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스포츠용품 105년 윌슨의 모든 것

한발 앞서가는 혁신 제품들

1922년 화이트삭스 레이 슐크와 협력해 포수 미트 제작이 시초
30년대엔 샌드웨지 전후엔 테니스용품 선수와 협업해 내놔
최근엔 일반 소비자도 자신에 맞는 용품 제작 주문 가능케


윌슨은 자문 선수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작년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가 윌슨 본사를 방문한 모습. 3시간 동안 직원 400명과 일일이 셀피(selfie)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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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슨은 자문 선수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작년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가 윌슨 본사를 방문한 모습. 3시간 동안 직원 400명과 일일이 셀피(selfie)를 찍었다. /윌슨
윌슨은 지난 100여 년간 혁신적 스포츠 장비를 쉼 없이 시장에 내놨다. 이 힘을 바탕으로 세계 최대 구기 용품 브랜드가 됐다. 제품을 사용하는 선수들의 목소리를 최우선으로 반영해 신기술을 개발하고, 끊임없이 품질을 높인 결과다. 스포츠 용품 발전사에도 여러 획을 그었다.

윌슨이 주목받기 시작한 건 1920년대다. 1922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포수였던 레이 슐크 선수와 함께 포수 미트를 개발해 선보였다. 이 제품은 이후 포수 미트의 표준이 됐다. 1925년엔 유명 풋볼 코치였던 크누트 로크네와 함께 최초의 공기 주입식 미식축구공을 만들어냈다.

골프에선 진 사라젠 선수와 함께 벙커에서 공을 칠 때에 특화된 변형 아이언 '샌드웨지' 클럽을 개발해 소개했다. 사라젠이 1935년 샌드웨지를 이용해 마스터스 대회에서 우승하자, 다른 회사들도 앞다퉈 샌드웨지를 출시하며 널리 쓰이게 됐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엔 최고급 품질의 미식축구공 '듀크'를 내놨다. 이 제품은 1941년부터 오늘날까지 70년 넘게 NFL(미국프로풋볼) 공인구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센서가 삽입된 ‘윌슨 X 커넥티드 농구공’. 스마트폰 앱과 연결해 슛 성공률, 선수의 움직임 등을 분석할 수 있다.
/윌슨
센서가 삽입된 ‘윌슨 X 커넥티드 농구공’. 스마트폰 앱과 연결해 슛 성공률, 선수의 움직임 등을 분석할 수 있다. /윌슨
윌슨은 전후 테니스 용품 부문에 혁신 역량을 집중했다. 1949년에는 당대 유명 테니스 선수 잭 크레이머와 협력했다. 공을 치는 힘을 강화한 '잭 크레이머 라켓'을 출시,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라켓이 됐다. 1967년 금속 프레임의 테니스 라켓 'T2000'을 대중에 처음 보급한 것도 윌슨이다. 혁신 제품의 바통은 1980년대 말 '프로파일 라켓'이 이어받았다. 라켓 몸체를 두껍게 만들어 작은 힘으로도 공을 멀리 보내는 와이드 보디 라켓의 시초가 된 제품이다.

그 밖에도 최초로 한 손 캐치가 가능한 'A2000' 야구 글러브, 합성 가죽으로 만들어 손의 습기를 흡수하는 '설루션 농구공'도 개발했다. 윌슨의 공 제품은 NFL 외에도 US오픈(테니스), NCAA(미국대학농구) 등 여러 유력 대회에서 공인구로 쓰이고 있다.

공 안에 센서칩, 윌슨X농구공·커넥티드 풋볼

오늘날 윌슨의 대표 혁신 제품으로는 공 안에 센서 칩을 넣은 '윌슨 X 농구공'과 '커넥티드 풋볼', 올해 출시한 '클래시'와 윌슨이 인수한 드마리니의 '가타카 배트' 등이 있다. 윌슨 X 농구공과 커넥티드 풋볼에는 4g짜리 칩이 들어가 공과 선수의 움직임을 읽어낸다. 칩이 보내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전송받아 선수와 코치는 물론 경기를 중계할 때도 플레이를 더욱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다.

윌슨 야구 글러브를 쓰는 류현진 선수.
윌슨 야구 글러브를 쓰는 류현진 선수.
올해 2월 출시한 클래시는 윌슨 테니스 라켓의 혁신 명맥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윌슨의 독점 기술을 이용해 라켓의 '파워'와 '유연성'을 둘 다 챙긴 제품이다. 가타카 배트는 세계 최초로 좌타자용과 우타자용 제품을 구분해 만들었으며, 배트의 손잡이 부분 길이를 타자가 직접 줄이고 늘일 수 있게 설계됐다.

윌슨은 기성 제품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2015년부터 새로운 시도도 하고 있다. '스포츠 용품 맞춤형 플랫폼'을 도입한 것이다. 프로 선수가 아닌 일반 소비자들도 온라인 사이트에서 여러 단계를 거쳐 자신만의 맞춤형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야구 글러브, 테니스 라켓, 골프 클럽, 공 등에 적용되는데, 재질은 물론 바느질에 쓰인 실 색상까지 고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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