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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버핏에도 영향… 기업의 질적 측면 중시

이위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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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04.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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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필립 피셔의 투자 철학


켄 피셔 회장의 아버지는 필립 피셔 전 피셔앤컴퍼니 회장이다. 1958년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Common stocks and uncommon profits)'라는 책을 쓰면서 투자 업계에 한 획을 남긴 인물이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필립 피셔에게 영향을 받았다고 고백할 정도다. 버핏 회장은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를 정말 훌륭한 투자서로 꼽기도 했다. 필립 피셔 투자 철학은 이른바 '15가지 조건(15 points)'으로 대변된다〈표 참조〉.

필립 피셔는 투자자가 믿고 의지해야 할 대상은 경기 사이클이나 정치적 변수가 아니라 성장 의지가 강하고 실행력을 갖춘 경영자라고 믿었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까다로운 분석 틀을 들이댔다. 재무제표나 매출액, 주가 움직임 등을 보기보단 비즈니스 모델과 연구개발 능력, 탁월한 경영진을 갖춰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극소수 회사에 투자하고 이 주식을 장기 보유하는 것이다.

그는 주식 투자에서 가장 큰 손해는 훌륭한 회사를 너무 일찍 파는 것이라고 지적하곤 했다. 오래 보유했다면 수십~수백 배에 달하는 경이적인 수익을 안겨 줄 회사인데 '겨우' 수십% 올랐다고 팔아버린다면 장기적으로 보면 손실이라는 설명이다. 좋은 회사 주식을 좋은 가격에 샀다면 펀더멘털에 의거해 매도 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피셔가 이런 원칙을 적용해 발굴한 주식은 모토롤라였다. 마찬가지로 텍사스인스트루먼트, FMC, 다우케미컬도 이런 판단 아래 장기 보유했다. 모토롤라는 1956년 사들여 35년간 보유했고, 그동안 주식 분할로 주식 수는 144배, 주가는 17배 뛰면서 총수익이 2488배에 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필립 피셔는 기업의 질적·정성적 요소를 보고 투자하는 비계량 가치 투자의 선구자로 통한다. 기업의 질적 요소를 따져, 정말 그 기업에 대해 제대로 알고, 그 기업을 믿고 투자할 수 있다면, 투자 선택에 더 강한 확신을 갖고 장기 보유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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