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Column]
그런데 최근 엉뚱한 기업이 구독 모델을 도입해 화제가 되고 있다. 바로 프랜차이즈 햄버거 업체 버거킹이다. 버거킹은 지난 22일 매달 5달러(약 5670원)를 내면, 레스토랑 방문 시 하루에 커피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구독 서비스를 발표했다. 만약 버거킹이 근처에 있거나 버거킹을 자주 방문하던 고객에게는 꽤나 솔깃한 제안이다. 두세 번만 방문해도 고객은 남는 장사이기 때문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가성비를 중시하는 고객은 브랜드 충성도가 매우 낮다. 그들은 저렴한 상품을 찾아 구매하지, 특정 브랜드를 규칙적으로 이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버거킹의 구독 서비스는 가성비 중시 고객에게도 반드시 매장을 방문해야 할 동기를 준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다. 특히 레스토랑 산업 전반적으로 방문 고객이 줄어드는 현 상황을 고려하면 버거킹은 꽤나 똑똑한 전략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유통업계가 전반적으로 앞다퉈 구독 모델을 도입하는 점은 의아하다. 특별히 구독 서비스에 어울리지 않는 재화 및 서비스도 이제 구독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바크(Bark), 해리스(Harry's), 네이티브(Native) 등 구독 서비스로 이름을 알린 스타트업들은 이제 타겟 등 대형 유통 체인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면서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고 있다. 소비층을 넓히기 위해서 대형 마트와 손을 잡은 것이다. 모바일 앱을 통한 구독 모델은 주로 젊은 층에게만 유효한 전략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버거킹은 왜 굳이 구독 모델을 도입했을까. 버거킹이 발표한 내용을 자세히 보면,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버거킹 앱을 내려받아야 한다. 지금까지는 버거킹 앱을 받아야 할 동기가 전혀 없었다. 이번 기회에 버거킹은 누가 충성 고객인지 알 수 있고, 그들에게 각자 알맞은 할인 쿠폰을 보내는 마케팅을 시도할 수 있다. 충성 고객을 선별해 관리하면서 효과적 마케팅 전략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유통 업계에 무분별한 구독 서비스는 추천하지 않는다. 구독 모델은 잘되어 봤자 틈새 시장 공략에 지나지 않고, 최악의 경우 사업의 본질에서 벗어나는 실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