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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화웨이의 '콘셉트폰' 경쟁

팀 쿨판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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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03.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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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Column]


팀 쿨판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팀 쿨판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지난주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와 '메이트 X'를 각각 공개했다. 갤럭시 폴드는 2000달러, 메이트 X는 2600달러에 달하지만 이를 지나치다고 탓할 순 없다. 일반 고객들이 그렇게 큰돈을 지불할 것이라 기대하고 만든 제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갤럭시 폴드와 메이트 X는 판매 목적보다는 미래 기술을 고객들에게 선보이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기술 산업은 빠른 속도로 발전했기 때문에 개발자들은 주로 당장 변화를 소화하며 많이 팔릴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왔다. 혁신적이지만 원가가 비싼 '미래 콘셉트 제품'들을 만들 기회가 적었다. 그러나 갤럭시 폴드와 메이트 X는 미래 콘셉트 제품으로 역할을 다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로 치면 포드의 핵 추진 자동차인 '뉴클레온', BMW 직물로 만든 차 '지나' 같은 콘셉트카와 비슷한 것이다. 두 스마트폰이 천문학적인 액수 가격표를 달고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고가 제품을 출시하는 이러한 대담한 시도가 나온 것은 앞서 애플이 비싼 가격(1449달러) 아이폰 신형 모델을 출시해 비교적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미 업계 평균 가격이 오른 것도 사실이다. 화웨이 제품은 가격이 저렴한 것으로 명성이 높지만, 지난 2015년엔 제품 가격을 평균 17%나 올렸다. 그런데도 물건 출하량은 45%나 증가했다. 특히 고가의 프리미엄 모델들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현저히 커졌다. 이를 본 다른 회사들도 덩달아 가격을 올리면서 이후 2년간 스마트폰 평균 가격은 10%나 뛰었다.

현재 스마트폰 기업들은 고객들을 흥분시킬 만한 새로운 혁신을 찾아내려 하고 있다. 2월 25~28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5G 기술이 엄청난 화제가 된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사실 5G는 스마트폰보다는 자율주행차나 스마트 도시 등의 발전에 더 큰 효용이 있는데도 말이다.

아직까지 대부분의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기존의 6.5인치짜리 화면에 만족하고 있다. 펼치면 7~8인치 크기가 되는 삼성과 화웨이의 폴더블폰은 미래에 사람들이 어떤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될지 우리에게 앞서서 보여주고 있다. 애플은 2년 후쯤 폴더블폰을 출시할 전망이다. 그쯤 되면 애플 팬들을 비롯한 많은 소비자가 폴더블폰을 갖기 위해 전자제품 매장을 누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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