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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에 안주하려는 '대기업병'… 치료하는데 실리콘밸리만한 장소는 없어"

하미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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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02.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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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 와타루 파나소닉 이노베이션 본부장 인터뷰


"파나소닉 이름만 붙이면 뭐든 팔리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덩치가 큰 기업일수록 현재에 안주하려는 '대기업병'을 앓기 쉬운데 이를 치료하는 데 실리콘밸리만 한 장소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바바 와타루 파나소닉 이노베이션 본부장은 2017년 실리콘밸리에 설립된 이노베이션 거점 '파나소닉 β'의 현장을 이끌고 있다. 그는 "파나소닉의 틀을 통째로 바꾼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며 "소비자에게 새로운 체험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데 실리콘밸리야말로 이러한 아이디어를 샘솟게 할 최적의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독일 SAP 근무 시절 실리콘밸리에서 법인 업무를 총괄했다.

바바 본부장은 실리콘밸리의 강점으로 빠른 속도와 최첨단 기술을 꼽았다. 그는 "일본의 모노즈쿠리(제조 문화)에서 습득한 기술과 노하우에 실리콘밸리의 IT(정보통신)·소프트웨어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고 실리콘밸리식 혁신 사고를 녹인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바 본부장은 파나소닉 β의 특징으로 민첩성을 꼽았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β는 매우 유연한 조직입니다. 따로 회의실이 없고 소프트웨어와 디자인, 인공지능과 데이터 분석 등 각 분야 인재들이 틈날 때마다 모여 자유롭게 지식과 의견, 경험 등을 나눕니다. 시제품을 먼저 만들어보고 문제점이 있으면 고쳐 나가는 식이죠."

파나소닉 β는 혁신에 공헌할 수 있는 인재 육성도 목표로 하고 있다. 대부분 본사에서 주기적으로 파견 나온 직원들로 구성되는데, 이들이 본사로 돌아갔을 때 실리콘밸리식 제품 개발 방식을 활용해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바바 본부장은 말했다. 파나소닉은 차량용 제품, 에너지, 주택, 가전 등 다양한 업종을 거느리고 있다. 바바 본부장은 여기에 파나소닉의 강점인 압도적인 고객 기반과 이용 실적을 활용하면 파나소닉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보고 있다.

스타트업의 경우 외부 투자가들이나 출자 기업들의 입김이 작용하면서 회사의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경우도 많다. 파나소닉 β는 이러한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았다.

"입사 후 2주 동안 내가 경영진 회의에 보고한 내용이 있습니다. 경영진의 간섭 없이 실리콘밸리 거점의 독립성을 보장해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야 희망대로 사업 스피드를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도 이런 원칙들이 지금까지도 무너지지 않고 있어 만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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