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alysis #Cover Story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 업체 '스퀘어' 별도의 단말기 없이 스마트폰으로 카드 결제

배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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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02.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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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화폐의 진화… 이끄는 기업들

페이팔 등 대기업들 비슷한 장치 내놨지만 경쟁에서 살아남아
사업 관리 시스템과 자금 대출 서비스 등 소상공인 고객 공략


스퀘어 창립자 잭 도시
스퀘어 창립자 잭 도시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트위터의 창업 멤버인 잭 도시(Dorsey)가 설립한 스퀘어(Square)는 결제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타트업이다. 기업공개(IPO) 침체기였던 2015년 뉴욕증시 상장 후 1년여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2017년 1월 이후로 주가가 5배 상승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스퀘어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도 30%가량 오르며 빠르게 성장 중이다.

스퀘어는 2009년 모바일 기기에 부착할 경우 신용카드 결제를 가능케 하는 간단한 신용카드 판독기(결제 단말기)를 출시하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예를 들어 배달 음식을 결제할 때 별도의 휴대용 카드 단말기를 갖고 다닐 필요 없이 스마트폰에 스퀘어의 판독기를 장착해 사용하면 된다. 이 사업을 가장 먼저 시작한 업체는 스퀘어였지만 간단한 기술 때문에 경쟁자는 눈 깜짝할 새 늘어났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베리폰(Verifone), 페이팔(PayPal), 그루폰(Groupon)이 뒤따라 결제 단말기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이미 결제 시장의 공룡이었던 페이팔이었다. 페이팔은 2012년 3월 스퀘어의 결제 단말기와 비슷한 '페이팔 히어(PayPal Here)'라는 결제 단말기를 선보였다. 결제 방식도 똑같았다. 당시 페이팔은 이미 자신들이 갖춰둔 인프라를 활용하여 가맹점을 폭발적으로 확장했다. 심지어 페이팔은 결제 수수료 2.7% 중에서 1%를 돌려주는 방식으로 실질 수수료를 1.7%까지 낮췄다. 반면 스퀘어의 결제 수수료는 2.75%로 비교적 높았다.

소상공인, 스마트폰으로 대금 결제

그럼에도 스퀘어는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았다. 페이팔이 대기업 위주로 사업을 확장할 때 스퀘어는 경쟁에서 소외된 소상공인, 소규모 자영업자를 공략했기 때문이다. 비록 페이팔의 수수료가 스퀘어보다 낮았지만 소상공인들이 원한 건 낮은 수수료가 전부가 아니었다. 대기업 못지않은 사업 자금에 대한 복합적인 정보를 한눈에 보고 싶었던 것이다. 스퀘어는 가게 안에 설치되어 있던 POS 결제 시스템을 스퀘어 결제 플랫폼과 연결하여 소상공인들이 쉽게 상품을 입력하고, 내용을 변경할 수 있게 했다. 더 나아가 직원 관리, 급여 서비스, 공급 업체 및 고객 송장 확인, 결제 분석, 마케팅 서비스 등 결제와 관련한 관리 부문을 모두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대기업의 영역이었던 복합적인 결제 분석 기능을 가질 수 있게 된 소상공인은 새로운 기능이 추가될 때마다 스퀘어에 열광했다. 소규모 사업주를 대상으로 고객을 늘린 스퀘어는 매출 규모 면에서는 그만큼 성장이 느렸지만 중소기업 고객이 늘면서 고객 수 측면에서 페이팔을 압도하게 됐다.

스퀘어는 2014년부터 '스퀘어 캐피털(Square Capital)'이라는 대출 사업도 하고 있다. 스퀘어 캐피털은 스퀘어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매장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은행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소규모 사업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스퀘어 캐피털은 신청서를 작성하지 않아도 된다. 대출을 신청하면 다음날 바로 대출받을 수 있다. 상환 조건과 일정을 별도로 정할 수도 있지만 대체로 스퀘어 플랫폼을 통한 결제 실적의 일정 비율을 스퀘어가 선취(先取)하는 방식으로 상환을 하게 된다. 대출과 결제 상품을 결합한 것이다.

피터 크리스티안센 씨티은행 연구원은 "주식시장 우승자는 대개 새로운 제품 범주를 창안하거나 소유하고 있다"며 "스퀘어는 소규모, 중소기업 상거래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산업의 리더가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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