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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사, 독창성보다 안전이 중요하다

새미 마롬 인시아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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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12.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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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Column]


새미 마롬 인시아드 교수
새미 마롬 인시아드 교수
한동안 AI(인공지능) 사건·사고가 신문 헤드라인을 화려히 장식했다. 그러나 구글의 이미지 알고리즘이 흑인을 '고릴라'로 분류해도, 테슬라 자율주행차가 운전자를 사망케 해도 AI의 매력은 여전하다. AI가 혁신적이라는 점은 명백하다. 그러나 실패 사례도 많다. 신기술의 위험은 뚜렷하다. 그래서 정부의 규제가 잇따른다. 헬스케어 분야라면 더욱 그렇다.

헬스케어의 혁신은 우리 삶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그만큼 위험과 실패의 대가가 크다. 그러므로 헬스케어를 엄격히 규제하는 건 타당하다. 문제는 국가들마다, 때론 한 나라 안에서조차 규정이 다르다는 점이다. 게다가 완전히 새로운 경쟁자들이 출현하기 때문에 헬스케어 시장은 매우 복잡하다. GE·필립스·지멘스 등 헬스케어 시장의 옛 강자들은 AI를 개발하는 애플·아마존·구글 같은 IT(정보통신) 도전자들과 경쟁하게 됐다.

IT 기업들은 확실함보다 독창성을 내세운다. 참신함은 얼리어댑터들의 호감을 산다. 그러나 헬스케어 시장에서 독창성과 구매율은 관련이 적다. 환자들은 실험용 쥐가 되길 꺼리기 때문이다. 영국 의사 J.W. 스콧에 따르면 의학 분야의 혁신은 독특한 양상이 있다. 소위 '스콧의 포물선'을 그린다. 새로운 기법은 의료계에 빠르게 확산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실패 사례가 보고되면 환자들도 그 치료법에 등을 돌린다. IBM의 수퍼컴퓨터 '종양 치료 왓슨'도 비슷한 포물선을 그렸다. 이처럼 혁신 기술의 상용화는 간단치 않다.

그렇다면 개발자들과 규제기관들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하나의 정답은 없다. 다양한 요인들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의료계뿐 아니라, 헬스케어 플랫폼, 보험회사, 환자들이 함께 엮여 있기에 문제는 더욱 복잡하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기술이 빠르게 발전해도 고객들이 이용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만약 기술을 급하게 도입하면 위험 부담을 크게 져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기술을 완전히 폐기해야 할지 모른다. 이런 경우 선두주자 전략은 좋지 않다. 더욱 발전된 제품을 내놓는 후발 주자들에게 우위를 내주기 때문이다. 이런 가능성을 감안해서 AI 헬스케어 개발 기업들은 제약회사들로부터 배워야 한다. 제약회사들은 더 길고 느린 호흡으로 시장에 접근한다. 기업들은 신기술의 초기부터 완성까지 피드백을 줄 사용자들과 시간을 들여 협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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