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중동은 지금 국가개조 프로젝트 열풍
10大 국부펀드 중 4곳이 중동국가 소유
2008년 위기 이후 에너지 투자 줄이고 금융·부동산·벤처 등 새로운 투자로 집중
이들은 2000년 이전만 하더라도 '전공 분야'인 정유와 에너지 관련 분야 투자에 집중했다. 그러나 2003년 이라크 전쟁, 2008년 미국 달러화 약세로 인한 수차례 국제 유가 급등을 계기로 자산 규모가 크게 불어나면서 세계 도처에서 새로운 투자처를 찾기 시작했다. 고수익성 금융 상품이나 부동산, 기업 인수 매물이 상대적으로 많은 아시아에도 이때부터 중동발 뭉칫돈이 몰렸다. UAE 국부펀드인 두바이투자청(ICD)은 2015년 파산 위기에 내몰렸던 한국의 쌍용건설을 인수해 살려냈다. 작년 7월에는 역시 UAE 국부펀드인 무바달라 인베스트먼트가 한국의 넥센타이어에 1500만달러를 투자했다.
사우디, 해외 투자 비중 25%로 늘리기로
최근 중동 국부펀드는 석유 산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로보틱스·AI 와 같은 신기술과 벤처기업에 주목하고 있다. 국영 투자회사를 중심으로 해외 기업을 사들이거나, 합작 투자를 끌어내 장기적으로 자국 기업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PIF는 지난해 5월 출범한 930억달러(약 105조원) 규모 벤처 투자펀드 '비전펀드'에 450억달러를 댔다. 비전펀드의 규모는 펀드 출범 이전 세계 벤처캐피털 투자펀드 총액(약 70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앞으로 전 세계 벤처 투자펀드 가운데 3분의 2가 사실상 중동 자금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앞으로 국부펀드를 국가 전략 사업으로 육성하고, 현재 10% 수준인 해외 투자 비중을 2020년에는 25%까지 높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