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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월만에 경질된 존 플래너리 GE 회장

브룩 서덜랜드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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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10.0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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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Column]


브룩 서덜랜드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브룩 서덜랜드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GE(제너럴 일렉트릭)가 지난 1일(현지 시각) 존 플래너리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를 경질했다. 취임한 지 15개월만이다. GE 이사회는 전자 장비부품 회사 다나허의 로런스 컬프 전 CEO를 새 회장 으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컬프는 올 초 GE 이사회에 합류한 외부 인사다. 지난 수 년간 여러가지 사업에서 고전하면서 좋지 않은 소식만 쏟아냈던 GE로선 또 하나의 충격이다.

GE 투자자들은 처음부터 플래너리가 잘할 수 있을 것인가 의구심을 품어왔다. 30년을 GE에서 몸바쳐 일한 그가 평생 충성한 회사 체질을 근본부터 바꿀 수 있을까라는 우려였다.

플래너리는 그러나 헬스케어 사업 부문 분사, 에너지 기업 베이커 휴즈 지분 매각, GE캐피털 부문 축소 등을 포함해 공격적으로 사업을 분할하겠다는 계획을 밀어붙였다. 그런데 이 계획은 취임 후 1년이 지나서야 추진됐고, 그사이 GE가 주력으로 삼았던 전력 사업은 계속 악화됐다. 투자자들은 플래너리가 과연 약속한 목표를 달성할 능력이 있는가 회의를 가졌다.

플래너리가 실패한 건 전임자인 제프리 이멀트 회장이 쓰러진 이유와 비슷할지도 모른다. 경영 목표를 지나치게 높게 고집한 점이다. 이멀트가 주당순이익(EPS) 목표를 2달러로 잡았던 걸 기억하는가. 2달러는 비현실적인 목표였지만 이멀트는 이를 오랫동안 고집했다. 플래너리는 지난해 11월 2018년 EPS 목표를 주당 1~1.07달러로 설정했고 경질되기 전까지 양보하지 않았다. GE 이사회는 CEO 교체 소식을 전하며 GE가 올해 EPS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플래너리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걸 더 일찍 인정하면서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물론 그는 이멜트보다 투자자들에게 솔직하긴 했다. 그러나 GE에 대해 뼛속 깊이 박힌 충성심은 원대한 경영 목표를 버리지 못하게 만들었다. GE가 지난 1월 보험 사업에서 62억달러 손실이 있었고, 150억달러 충당금을 투입해야 한다는 것을 공개한 뒤 많은 전문가는 GE 경영 목표를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GE는 전력 사업에서 230억달러를 손실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일부는 2015년 100억달러를 주고 사들인 알스톰 에너지부문 인수에서 발생했다. 플래너리는 당시 인수합병(M&A) 총괄이었다. 사실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별로 없긴 했다. 그러나 전력 시장 하락과 신뢰도 추락은 결국 퇴진을 앞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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