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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그림자… 경제적 불평등과 불공정 경쟁

자크 버긴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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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09.14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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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Column]


자크 버긴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 디렉터
자크 버긴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 디렉터
인공지능(AI)은 분명 큰 기회이자 도전이다. 맥킨지글로벌연구소(MGI) 최신 연구에 따르면, AI는 전 지구적으로 경제 규모를 크게 성장시킬 것으로 보인다. 전환 비용이나 경쟁에 따른 손실을 고려하더라도, AI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총생산량에 13조달러를 더할 것이며, 세계 경제성장률을 연평균 1.2%씩 높일 것이다. 가히 1800년대 증기기관 발명, 1900년대 제조업 혁명, 2000년대 정보통신 기술 혁명에 비할 만하다.

이런 화려한 순효과에 따라오는 위험성을 논하는 경우는 드물다. 대체로 AI 확산에 따른 가장 큰 부작용으로 지능화된 기계가 많은 일자리를 대체한다는 점을 꼽는 데 그친다. 정작 MGI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AI를 도입해도 장기적으로 고용에는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오히려 AI 관련 투자가 늘어날수록 고용이 최고 12%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보다 심각한 문제는 AI 혁명으로 얻은 이득이 공평하게 분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AI 격차'는 이미 경제적 불평등이나 불공정 경쟁을 유발하기 시작했다. MGI 조사 결과, 충분히 AI 기술을 활용하는 회사는 2030년까지 현금 유동성을 최대 두 배까지 늘릴 수 있다. 이렇게 얻은 이익은 더 많은 인재를 끌어들이는 데 쓰일 수 있다. 반면 AI 기술을 경영에 쓸 생각이 없거나 사정상 사용할 수 없는 회사들은 시장점유율을 잃고, 현금 유동성도 20%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직원들의 이탈 속도도 빨라질 것이다.

AI 가 전반적인 일자리를 늘릴 수는 있어도, 임금 격차를 줄이는 데는 도움이 안 될 가능성 또한 크다. AI 기술이 퍼지면 반복적인 노동집약적 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 임금은 줄고 높은 창의성이 필요한 직업군의 임금은 오른다. AI가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의 일자리는 임금이 줄거나 정체할 것이다.

국가 간 AI 격차도 점차 더 벌어질 것이다. 고령화와 높은 인건비 문제를 겪는 선진국들은 일찍부터 AI 기술을 개발해 이 분야 리더로 자리 잡았다. 개발도상국이 AI 선진국을 따라잡으려면 앞서 말한 임금 격차, 생산력 차이를 극복해야 한다.

이런 부작용을 반드시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 앞서가는 회사와 국가에 자본과 인재가 몰리면 AI 생태계가 더 빠르고 튼튼하게 성장할 수 있다. 하지만 AI 격차 때문에 생기는 좌절감 또한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 장기적 관점에서 AI로 이득을 거두기 위해, 지금 누군가 불평등에 따른 어려움을 겪어야 한다면 기술에 대한 반발을 불러일으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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