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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우버' 디디추싱의 서비스 중단 사태

슐리 렌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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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09.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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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Column]


슐리 렌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슐리 렌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중국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인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자들 사랑이 끝난 것일까. 기업 정보 분석업체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전 세계 스타트업 상위 10곳 중 4곳이 중국에 기반을 둔 기업이다. 골드만삭스는 올 2분기 중국 스타트업으로 몰린 벤처 투자 자금만 310억달러(약 34조4400억원)에 육박한다고 추산했다.

중국 스타트업 투자 열기에 찬물을 뿌린 건 이용객 수 기준 세계 1위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디디추싱(滴滴出行). 기업 평가 가치만 560억달러에 이른다. 중국판 우버 소리를 듣는 디디추싱은 최근 운전자가 이용객을 살해한 사건이 또 발생하자 서비스 중단을 선언했다. 지난 5월 디디추싱 승객이 살해된 지 3개월 만이다. 디디추싱의 운전자 관리와 정보 관리 시스템 등이 도마에 올랐다. 중국 내에서도 분노에 찬 비난 여론이 터져 나왔다. 차량 공유 서비스는 중국 기술 기업 알리바바그룹과 텐센트,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등이 투자하는 분야다. 하지만 실질적 고객층인 국민 여론이 등을 돌린다면, 차량 공유 서비스 사업 전망은 급격하게 나빠질 수밖에 없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디디추싱 서비스 중단에서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 가치에 대한 고평가와 수익 환수를 요구하는 투자자들 압박이 결합되면 스타트업이 잘못된 경영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중국 공영 언론들은 신기술 기업에 대한 정부 규제와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앞다퉈 보도했다. 중국 정부 정책 기조 변화로 경제성장세가 무뎌진 상황에서 스타트업에 대한 신뢰까지 하락했으니, 특히 중산층 사이에서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 더욱이 친(親)스타트업 정책 수혜를 기대한 벤처 자금이 대거 중국으로 유입되면서, 대도시 부동산 임대료가 치솟았다. 지난해 10월 중국 공산당 전당대회에서 시진핑 주석은 "주택은 투기가 아닌 거주용으로 지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 발언을 부동산 임대 시장을 발전시키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해석했다. 중국 온라인 부동산 중개 업체 쯔루(自如)는 전당대회 직후 올 1월까지 투자금을 40억달러 유치했다.

문제는 유동성 강한 투자 자금이 유입되면 기업은 수익 창출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는다는 점. 쯔루는 이런 부담이 임대료 인상이란 결과로 나타났다. 베이징 일부 지역 부동산 월세 금액이 1년간 37% 뛰었을 정도다. 어떤 기업이든 사회적 책임보다 성장과 수익을 앞세우고 싶은 유혹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중국 스타트업 투자자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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