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alysis #Cover Story

대형·LCC·서비스… 루프트한자의 '삼각편대' 전략

프랑크푸르트=유한빛 기자
  • 0
  • 0
입력 2018.08.18 03:00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Cover Story]


지난 2월 열린 루프트한자항공 새로운 디자인 발표 행사. 보잉747-800기 꼬리에 새 로고를 새겼다. / 블룸버그 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2월 열린 루프트한자항공 새로운 디자인 발표 행사. 보잉747-800기 꼬리에 새 로고를 새겼다. / 블룸버그
카르스텐 슈포어 루프트한자그룹 회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3대 축을 중심으로 기업을 재편하는 경영 전략을 선택했다. 그래서 나온 게 '네트워크 항공사 부문' '지점 간 연결 항공사 부문' '항공 서비스 부문'이다. 각각 대형 항공사, 저비용 항공사(LCC), 비여객 항공 서비스 계열사가 대상이다. 여러 항공사를 합병하다 보니 노선·기능·운용 인력이 중복되는 부분이 많았는데, 그룹 차원에서 노선과 기능에 따라 3개 부문으로 정리해 중복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이다. 또 3대 부문이 삼각 편대를 이뤄 독립 운영을 하면서 동시에 그룹 내 다른 부분과 협업해 규모의 경제 효과도 내는 것이 목표이다.

항공 자회사들은 고객층에 따라 두 부문으로 재편했다. '네트워크 항공사 부문'은 모체인 루프트한자와 스위스항공·오스트리아항공 등 대형 항공사들로 이뤄졌다. 유럽 내 노선을 담당하는 '루프트한자 지역 부문' 소속이던 유로윙스는 브뤼셀항공 등과 '지점 간 연결 항공사 부문'으로 묶였다. 여기에 화물 운송 업체 루프트한자카고, 항공 정비 회사 루프트한자테크닉, 기내 서비스·상품 전문 업체인 LSG그룹은 '항공 서비스 부문'에 소속됐다.

가장 큰 시너지는 항공사들 사이에서 발생한다. 4대 거점 공항을 중심으로 장거리 노선을 운항하는 루프트한자 등 대형 항공사들은 프리미엄 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유로윙스·브뤼셀항공의 항공편을 이용해 유럽 내 노선을 촘촘하게 연결한다. 비행기표를 미국에서 구입하든 한국에서 예약하든 그룹 전체 항공 예약 시스템 안에 포함되기 때문에 다른 계열 항공사를 이용한 연결편을 쉽게 구할 수 있다. 스위스항공을 타고 유럽으로 와서 유럽 내에서는 유로윙스로 이동하고, 돌아갈 때는 오스트리아항공에 탑승할 수 있다.

슈포어 회장은 "현재 루프트한자그룹의 절반 수준으로 비중이 확대된 LCC 자회사 유로윙스는 루프트한자의 세컨드 브랜드 개념으로 대륙 간 장거리 노선을 유럽 내 기항지와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며 "그 때문에 유로윙스는 허브 공항을 피해 브뤼셀, 뒤셀도르프, 뮌헨공항 등을 중심으로 (루프트한자 등 대형 항공 계열사가 아닌) 다른 LCC들과 경쟁한다"고 말했다.

중복은 줄이되 부문 간 협력은 확대

루프트한자그룹은 세계 최대 항공기 유지·수리·점검 회사 루프트한자테크닉, 세계 최대 기내식 공급 업체 LSG스카이셰프, 세계 최대 항공 화물 업체 루프트한자카고, 세계 2위 조종사 육성 기관인 루프트한자항공훈련소를 보유하고 있다. 비여객 부문 자회사로 이뤄진 LSG그룹은 루프트한자그룹 실적에 (연간) 440억달러(49조7000억원) 정도 기여한다.

슈포어 회장은 비여객 부문 서비스도 부문별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먼저 모두 계열사를 이용하기 때문에 그룹 내 항공사들 서비스 품질을 엄격하게 관리할 수 있다.

"예컨대 루프트한자테크닉이 항공기 유지·정비 관련 기술이나 시스템을 혁신하고, 이런 새 기술은 루프트한자그룹 내 항공사에 먼저 적용합니다. 대표적 사례가 '아비아타(AVIATAR)'라는 항공기 디지털트윈(물리적인 시설·기구 등의 상태를 디지털 데이터로 재현한 것) 시스템입니다. 항공기에 아비아타 시스템을 도입하면 기체의 상태에 대한 정보를 지상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세계 최대 기내식 전문 업체인 LSG스카이셰프는 취항지의 전통 음식 메뉴도 다양하게 개발합니다. 그 덕분에 루프트한자그룹 내 장거리 노선에는 서양식과 현지 스타일 음식 등 선택의 폭이 넓습니다."

슈포어 회장은 최근 인수·합병 작업이 마무리된 그룹 내 항공 자회사들과 연료, 항공기, 보험 등을 함께 구매하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를 통한 비용 절감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위로가기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