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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상장폐지' 발언의 충격

마크 곤들로프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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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08.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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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Column]


마크 곤들로프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마크 곤들로프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상장폐지를 검토한다고 한 발언은 월가에 폭탄을 던졌다. 테슬라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공공투자펀드(PIF) 투자를 받아 비공개 회사로 전환한다는 사실보다 더 큰 문제는 테슬라가 그동안 투자받은 현금을 다 쓰고, 새로운 투자를 원한다는 점이다. 이처럼 기술 스타트업 지출 규모는 유례없는 수준으로 늘어나고 있다. 실리콘밸리 투자자는 이를 우려해야 한다.

대부분 상장회사는 과거에 비해 투자자에게 매력적이지 않다. 기술을 활용해 이윤을 내는 시점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상장된 150개 미국 기술기업 중 37%가 여전히 적자 상태다. 4년 전 29%에 비해 늘었다. 가장 대표적 사례가 테슬라다. 머스크는 이미 너무 많은 현금을 탕진했다. 이는 상당히 건전하지 못한 추세다. 앞으로 더 많은 스타트업이 기술개발에 몰두한 채 사업을 현금화하지 못하고, 또 다른 투자에 의존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더구나 모든 기업이 사우디 국부펀드 이목을 끌 정도로 매력적이지도 않다. 이처럼 스스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투자금을 고갈한 회사는 앞으로 목적지를 잃고 방황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실제로 테슬라 상장폐지 자금을 댈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테슬라는 주주 압박에서 벗어나 느긋하게 제품을 개발할 수 있고, 사우디 측은 석유에 집중된 자원을 분산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등 양측에 모두 이로운 전략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사우디 국부펀드의 자금력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회의적이다.

사우디 국부펀드는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경제 성장 동력의 다변화에 나서면서 최근 2년 사이 글로벌 투자 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했다. 이미 세계적인 자산운용사 블랙스톤, 일본 소프트뱅크와 손을 잡고 각각 200억달러, 450억달러에 달하는 투자를 단행했다. 이뿐만 아니라 사우디 북서 지역에 5000억달러 규모로 추진 중인 미래 도시 건설에도 상당 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더구나 사우디 국영 석유업체인 아람코의 기업공개(IPO)가 미궁에 빠져든 상황에 머스크가 제시한 주당 420달러 상장폐지에 자금을 공급하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테슬라의 비상장사 전환에 700억달러(약 79조원) 정도가 필요하다고 예상했다. 테슬라가 보유 중인 지분(약20%) 외 주식 추가 매입에 600억달러, 채무 정리에 100억달러가 든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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