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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가 야후재팬 주식 11%를 사들인 까닭

슐리 렌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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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07.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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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Column]


슐리 렌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슐리 렌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소프트뱅크 그룹이 알타바가 가진 인터넷 포털 야후재팬의 주식 중 11%에 해당하는 20억달러 상당의 상장주식을 매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야후재팬의 주식은 지난 10일 13% 상승했다. 거래가 완료되면 소프트뱅크 그룹과 계열사들이 보유한 야후재팬 지분은 약 43%에서 48%대로 올라가고 알타바의 지분은 약 27%로 줄어든다.

의문점은 소프트뱅크 창업자인 손정의 회장이 야후재팬 지분 인수로 노리는 목표이다. 손 회장은 허투루 투자하지 않기로 유명하다. 소프트뱅크는 야후재팬 지분을 은행 대출의 담보물로 내밀어왔다. 그러나 야후재팬의 주가는 지난 4개월간 3분의 2 수준으로 떨어졌다.

야후재팬은 1 년에 20억달러의 영업이익을 안정적으로 안겨주는 수익의 원천이다. 인터넷 기업인 야후재팬은 사모투자펀드가 확보할 수 있는 자금 조달 규모의 기준인 영업이익의 5~6배 비율을 기반으로 최고 120억달러까지 융자를 마련할 수 있다. 손 회장은 베네수엘라 한 국가보다 더 많은 빚을 지고 있는 이 재벌 기업의 주식을 더 확보함으로써 새로운 유동성의 재원을 손에 쥐게 된 셈이다.

문제는 야후재팬의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야후재팬은 일본의 전자 상거래 시장을 놓고 라쿠텐과 치열하게 맞붙고 있다. 더구나 아마존닷컴도 뛰어들어 경쟁은 만만치 않다.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3 개월 동안 야후재팬의 2019년 실적 전망치를 21% 낮추어 발표했다. 덩달아 주가도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손 회장이 아마존과 맞붙기 위해 아마존의 프라임 정기구독과 음성인식 비서를 대체할 서비스들을 일본 내에서 제공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대신 과거에 소프트뱅크가 그랬던 것처럼 인도나 미국과 같이 역동적인 시장을 공략할 가능성이 더 크다.

손 회장이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 2011년에 일어난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로 일본 기업들은 한층 더 보수적인 성향으로 기울었고 일본은 경제적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일본에서는 전자 상거래 신생 기업인 메루카리의 기업공개 이후 탄생한 유니콘 기업이 한 곳에 지나지 않는다. 그 사이 중국은 2017년 한 해에만 35곳의 기업이 새롭게 탄생했다.

손 회장은 향후 다른 기업에 투자하기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야후재팬의 지분을 확대했을 가능성이 크다. 더 많은 부채를 떠안을 수 있는 야후재팬의 향후 행보를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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