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Column]
이제 2018년도 절반이 지났다. 과연 내년에도 이런 호재가 이어질까. 이미 일부 경제지표는 더 이상 장밋빛을 띠지 않는다. 기업의 신규 주문·생산·출하·재고·고용 등을 나타내는 미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아직 견고하지만, 세계 각국 유사 지수들은 6개월 전과 비교하면 약세다. 더 의미심장한 건 EU(유럽연합)와 중국 경제활동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무역 통계는 주목할 만하다. 다른 나라보다 한 달 빨리 집계되기 때문이다. 지난 1일 공개한 자료에서 한국 6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지난해 기록적인 실적을 남겼던 한국 수출은 올 들어 계속 저조하다. 역설적으로 작년엔 북한과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수출은 잘됐고, 올해는 북한과 사이가 좋아지는데 수출은 지지부진하다. 다음 달 초 나올 한국 7월 수출 통계는 더 깊이 들여다봐야 한다. 미·중 무역 전쟁 여파가 반영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금은 어쨌든 미국과 중국이 세계 경제를 지배하는 시대다. 직접 계산해보니 2010년 이후 전 세계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 합계에서 미국이 35%, 중국이 50%, 두 나라가 8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나라만 잘하면 연 세계 경제 성장률이 3.4%에 이를 수 있다.
미·중 이외의 다른 국가들은 작년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회복하는 기미가 역력했다. 브라질, EU, 일본, 러시아 모두 2010년 이후 이어진 하락세에서 2017년 반전을 보였다. 그러나 안심할 수 없다. 프랑스·독일은 세계 무역 전쟁 우려로 경기가 움츠러들었다. 브렉시트 협상, 이탈리아 포퓰리즘 정부, EU 내 반(反)이민 정책 등은 경제적 불확실성을 심화시키고 있다.
그렇지만 세계 경제 성장은 여전히 미·중 두 나라 손에 달려 있다. 두 거인(巨人)들이 지금처럼 관세 난타전을 계속 벌이면 세계 경제는 하여간 침체될 수밖에 없다. GDP 중 70%가 소비지출인 미국에서 국제 무역이 활발하지 않고 투자 환경이 불안해지면 지속 가능한 세계 경제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 누군가 트럼프와 가까운 사람이 겨우 회복되는 세계 경제를 망치지 말아달라고 간청해야 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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