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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업체들, 살아남으려면 패스트푸드에서 배워라

코너 센 뉴리버인베스트먼트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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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02.24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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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Column]


/코너 센 뉴리버인베스트먼트 매니저
/코너 센 뉴리버인베스트먼트 매니저
멕시코식 패스트푸드 체인점 치폴레(Chipotle)는 경쟁 회사 타코 벨에서 새 최고경영자(CEO)를 영입하면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치폴레는 신선한 유기농 음식을 합리적 가격에 제공하면서 고속 성장했다. 1993년 출범, 20여 년 만에 전 세계 2250개 매장을 확보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시대를 관통하면서 회사가 커져 새로운 트렌드를 대변한다는 평가도 받았다. 그러나 미국 경제가 호황을 맞고 물류 시스템이 병목 현상을 빚으면서 저가 유기농 식품 시장은 갈 곳을 잃고 있다.

치폴레는 다방면에서 위기를 맞고 있다. 2014년 전체 매출에서 21.8%를 차지했던 인건비는 2017년 27.5%까지 증가했다. 여기엔 이유가 있다. 2015년 여름 치폴레 매장에서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점심시간에 매장에 줄이 길지 않다면 그건 아까운 인건비를 낭비하고 있다는 얘기다. 방부제를 쓰지 않고 체인점에 공급하는 유기농 식재료를 신선하게 관리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치폴레는 올 들어 음식값을 5~7% 올렸다. 인건비와 원재료비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 이래 임금을 29%가량 올리는 동안 음식값은 12%만 올렸다. 그러나 값을 올리면 손님은 준다. 아무리 질 좋은 유기농 음식을 내놓는다 해도 사람들은 싼 메뉴에 눈길을 돌린다.

치폴레가 이런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전통 패스트푸드 강자들이 도입한 전술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 맥도널드가 1948년 스피드 서비스 체계를 도입했을 때 실업률은 4% 미만이었다. 1950년대 초엔 패스트푸드 산업이 호황을 누리면서 실업률이 2.5%까지 떨어졌다. 그래서 사람을 구하기 어려워 인건비가 올라갔다. 그러자 비용 관리, 효율성, 공급망 관리를 통해 다른 비용을 줄였다. 유기농 식품업체들은 이런 문제에 직면한 적이 없다. 치폴레뿐 아니다. 홀푸드나 월마트도 공급업체 관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인건비가 늘고 값이 얼마여야 사람들이 지갑을 열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수익성을 유지하는 건 쉽지 않다. 소비자들이 가공식품보다 유기농 식품을 선호할지 모르지만, 가공식품이 수십 년 동안 미국 식단을 장악했던 건 다 이유가 있다. 싸기 때문이다. 가공 식품업체들은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고, 강력한 공급망과 통합적 생산 관리 체제를 갖고 있다. 유기농 식품업체들이 계속 성장하려면 이런 걸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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