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Column]
일단 비트코인을 대안 결제 수단으로 삼는 데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가장 큰 약점은 거래가 체결되려면 10분 가까이 걸린다는 사실이다. 체크카드나 신용카드를 사용하는데 익숙한 소비자만 해도 계산대에서 10분 넘게 결제 승인을 기다리길 원치 않을 게 분명하다. 비트코인은 신용카드와 달리 매일 수많은 소액 결제를 처리하기 어려운 구조로 보인다. 게다가 기존 결제시스템과 결제하려면 비트코인도 카드사나 은행이 제공하는 편익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신속한 송금과 결제, 도난 방지, 합리적인 수준으로 책정된 거래수수료율 등. 현재로서는 비트코인이 신용카드보다 나은 건 이용자 신상을 숨길 수 있다는 점뿐이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의 통화적 가치는 어떤가. 더 복잡한 질문이다. 왜냐면 돈이라는 개념은 실제로는 아주 형이상학적이고 복잡하기 짝이 없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서도 경제학자들이 공통적으로 인정하는 돈의 핵심 기능은 '교환의 매개(medium of exchange)'와 '가치 저장(store of value)'이다. 전자는 다른 재화나 서비스와 교환 가능성을, 후자는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가치를 유지할 수 있음을 뜻한다.
먼저 비트코인이 교환의 매개 역할을 맡기 충분한지 분석해보자. 비트코인을 받는 가게가 존재하긴 하지만 많진 않다. 비트코인으로 값을 치를 수 있는 오프라인 상점이 더 늘어야 한다. 하지만 당신이 가게 주인이라면, 6개월 사이에 차 한 대 가격에서 껌 한 통 가격 사이를 오갈 정도로 가치가 급변하는 화폐로 물건값을 받고 싶을까.
그렇다면 가치 저장 기능은 어떤가. 주식이나 채권은 현금에 비하면 변동성이 크다. 금도 가치가 불안정하다. 하지만 셋 모두 화폐를 대신할 수 있는 가치저장수단으로 각광받는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가격이 너무 급등락해 가치를 제대로 저장한다고 보기 어렵다.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공급량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가치가 유지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과연 그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