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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월드컵 '점쟁이 문어'에서 통계적 의미 찾지 말라

페이 플램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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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12.16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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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대표팀 8경기 결과 모두 맞췄어도 희귀한 우연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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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조차 무작위로 벌어진 사건들 사이에 일정한 패턴이 있다고 착각하곤 한다. 가장 잘 알려진 사례는 지난 2010년 남아공월드컵 기간에 화제가 된 폴<사진>이라는 문어다. '점쟁이' 문어 폴은 당시 독일 대표팀이 치른 8경기 결과를 모두 맞혀 유명해졌다. 이에 대해 통계학자 데이비드 핸드는 저서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에서 만약 동물들에게 충분히 많은 횟수만큼 운동 경기 결과를 예측하도록 시킨다면, 그중 몇 마리는 결과를 연속으로 정확하게 맞힐 가능성이 확률적으로 있다고 지적한다. 폴의 성공은 우연이라는 얘기다.

미국의 이론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먼이 한 심리학자와 연구를 진행했을 때 일이다. 쥐 한 마리를 알파벳 T자 모양 미로에 넣고, 갈림길에서 어느 쪽으로 꺾기를 선호하는지 실험했다. 쥐는 한쪽을 선택하지 않았고, 심리학자는 원하던 결과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심리학자는 실험 쥐가 방향을 오른쪽, 왼쪽, 오른쪽, 왼쪽 식으로 바꾼다는 사실은 인지했다. 심리학자는 파인먼에게 해당 실험 결과의 통계적 유의성을 자신이 계산해 낼 수 있을지 물었다. 파인먼은 그러려면 새로운 가설을 세우고 새로운 실험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지만, 그렇게 해야 하는 이유를 심리학자에게 이해시키는 데 애를 먹었다고 한다. 무작위하게 나타나는 잡음 사이에서 정확한 결과를 추출해 내는 방법을 제대로 익히지 못한 연구자가 적지 않고, 그럴 때 오류가 발생한다.

흥미로운 사건에 대한 자료를 꼼꼼하게 모으는 것은 좋지만,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확률을 계산하려면 반드시 따로 실험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폴의 후계자 소리를 듣다가 예언 능력이 갑자기 사라졌다며 해고된 점쟁이 코알라 오비오비처럼, 무작위로 벌어진 일에서 통계적 의미를 찾는 실수가 끊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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