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alysis #View & Outlook

희망조짐 세계경제 주요 변수 네가지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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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12.16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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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2018]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자문위원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자문위원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급등한 비트코인 가격과 비트코인 선물(先物) 가격의 향방, 여느 때보다 낮아진 증권시장의 변동성 등에 쏠린 모양새다. 이런 몇몇 요인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앞으로 세계경제에 영향을 미칠 중대한 요소들을 간과하는 것일 수 있다. 내년 그리고 향후 세계경제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네 가지로는 글로벌 경기의 동시 회복세, 성장 정책의 불투명성 완화, 지정학적 불확실성의 완화,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의 적응을 꼽을 수 있다.

먼저 경기 회복세에 대해 짚어보자. 최근 발표된 중국과 일본, 유럽의 경제 지표와 미국의 건실한 고용 상황은 세계경제가 성장 동력을 회복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4대 주요 경제권이 동시에 성장세를 보이는 상황은 곧바로 세계경제의 성장률에 대한 기대치를 높일 뿐만 아니라, 통화정책과 무역 문제로 생긴 국가 간 긴장감을 얼마간 완화하는 효과도 낼 전망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성장 정책들이 글로벌 경제 회복세의 새 동력이 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경기 부양책으로 내건 사회 기반 시설 투자 계획이 다음 달 중으로 공개될 예정이고, 트럼프 행정부가 제출한 감세안은 미 의회를 통과했다.

유럽에서는 브렉시트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이 걷히는 분위기다. 힘들고 긴 협상 끝에 영국과 유럽연합(EU)이 잠정적인 분리 합의문으로 불린 브렉시트 1차 협상이 마무리됐다. 이를 계기로 브렉시트 이후를 위한 제도적인 준비에 대해 한층 더 경제적이고 건설적인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두 번째 단계가 마련됐다.

경기회복 대세 속에 불안 요인도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차분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장은 동요 없이 조용하게 미리 반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정책 금리 변동에 가장 민감하게 움직이는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최근 석 달 새 0.5%포인트 상승해, 현재 연 1.8%대로 올랐다. 그러나 이 같은 국채 금리 상승은 연준이 '멋진 정상화'라고 부를 정도로 실물 경제나 금융시장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 가운데 진행됐다.

물론 모든 경제활동이나 정책의 기초체력이 튼튼한 것만은 아니다. 미국의 임금 인상률은 올해 11월 연율 2.5%를 기록했는데,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실업률이 17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정도로 고용 지표가 개선된 것과 대조된다. 미국의 장기와 단기 금리가 별로 차이 나지 않는 것을 경기 침체의 전조로 해석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최근 미국 국채 10년물과 2년물의 금리 차는 0.6%포인트 정도로 10년 만의 최저치다. 독일의 새 정부 구성이 더딘 탓에 유럽 차원의 정책 입안 속도도 느린 측면이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동시다발적인 금리 정상화의 충격을 세계 경제가 어떻게 흡수할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그럼에도 최근 경제 지표나 정책 동향은 희망적인 경제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연초까지만 해도 조건부 회복세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올해 경기회복은 내년 경제성장에 대한 건실한 기반을 닦았다. 세계경제가 지속적인 저성장에서 벗어나 성장 궤도에 올라탈지, 혹은 다시 침체 사이클로 빠져들지, 우리는 중장기적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내년은 현 세대뿐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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