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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30년간 상식을 파괴해온 남자의 또 다른 변신

뉴욕=최원석 차장 | 유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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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11.18 03:03 수정 : 2017.11.21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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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창업자의 뉴욕 선언 "우린 이제 SPA 브랜드가 아니다"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창업자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창업자

도쿄가 아닌 뉴욕이었다. 유니클로(Uniqlo) 창업자인 야나이 다다시(柳井正·68) 패스트리테일링그룹(유니클로 지주회사) 회장 겸 사장을 만난 곳은 뉴욕 젊은이들의 패션 거리인 소호(Soho)의 한 전시장 안이었다. 유니클로는 지난달 24일 일본 화학 소재 회사 도레이(TORAY)와 기능성 내의 '히트텍' 공동 개발 15주년을 맞아 뉴욕에서 기념행사를 가졌는데, 야나이 회장은 이때 인터뷰에 응하겠다고 했다. 그는 손정의(孫正義) 소프트뱅크 사장과 함께 일본 부자 1~2위를 다툰다. 올해 미 경제 잡지 포브스 발표에 따르면 야나이 회장 가족(아내와 두 아들 포함)의 재산은 약 20조 원이다.

뉴욕 행사는 패스트리테일링의 올해(2016년 9월~2017년 8월) 실적 발표 직후라서 관심을 모았다. 지난 몇 년간 수익률이 저하되는 등 '유니클로 위기론'이 나오기도 했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매출·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였다. 매출은 전년보다 4% 늘어난 1조8619억엔(약 18조4000억원), 영업이익은 39% 늘어난 1764억엔(1조7400억원)이었다. 아마존 등 온라인 업체가 의류 시장을 침식해 들어오고, 갭·랄프로렌·아메리칸어패럴 등 터줏대감들이 고전하거나 심지어 파산하는 상황에서 거둔 놀라운 성과였다.

지난달 24일 뉴욕에서 유니클로·도레이 히트택 공동 개발 15주년 행사에서 야나이 회장이 발표하고 있다.  이미지 크게보기
지난달 24일 뉴욕에서 유니클로·도레이 히트택 공동 개발 15주년 행사에서 야나이 회장이 발표하고 있다.
뉴욕서 '제2 창업' 선언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였지만 야나이 회장의 자세는 꼿꼿했고 목소리는 카랑카랑했다. 단어·문장 하나하나를 글자 한 자 한 자 연필로 눌러써 가듯 또박또박 발음해서 알아듣기 편했다. 그는 미세한 그물 무늬 흰색 셔츠에 물방울 무늬 넥타이, 짙은 회색 스트라이프 정장 차림이었다. "(오늘은 유니클로 제품이 아니라) 멋진 정장을 입으셨네요"라고 했더니 "회사에서 일할 때는 보통 스웨터·면바지 차림인데,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까요"라며 웃었다.

야나이 회장도 30여년 전엔 그저 히로시마에서 염가 의류 파는 매장 사장일 뿐이었다. 하지만 복잡한 중간 유통 단계 때문에 소비자가 손해 보는 '업계 상식'을 파괴함으로써 남들이 지나친 기회를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옷을 바꾸고 상식을 바꿔 세상을 바꾼다'는 유니클로 철학의 시작이었다. 유니클로는 기획·생산·판매를 통합해 규모의 경제와 최고 효율을 추구하는 SPA(제조 소매업) 모델을 갈고 닦았고, 결국 세계 3위 의류 업체가 됐다. 유니클로의 시가총액은 42조원. 한국 시총 3위 기업인 현대자동차(35조원)보다도 많다.

야나이 회장은 자기 방에 있다는 사진 얘기를 꺼냈다. "1950년의 뉴욕 5번가 사람들 사진인데, 대부분이 모자·정장 차림이다. 지금 5번가를 가보면 그런 차림은 없다. 2050년의 사람들은 어떤 옷을 입고 있을까? 상상만 해도 흥미롭다. 변하지 않는 부분(기능·품질)과 변하는 부분(패션)을 잘 조화시켜 고객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고객 목소리를 도레이 같은 뛰어난 소재 메이커에 전달하고 함께 개발해서 끊임없이 더 좋은 제품을 내놓고 싶다."

그는 "지금까지의 성공은 모두 잊었다"며 "승부는 지금부터"라고 했다. 또 "유니클로는 패스트패션이 아니며, 패스트패션을 추구하는 자라(ZARA) 등과는 경쟁하지 않는다"고 했다. "제품의 질과 기술력으로 승부하기 때문에 근본 모델이 다르다"고 했다. 아마존이 의류 온라인 판매로 급성장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유니클로가 아마존에 입점해 파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아마존은 라이벌이자 파트너"라고 했다.

日·中 이어 美 시장 공략 나서

야나이 회장이 양사 협업 성공을 기념하는 행사를 뉴욕에서 연 것은 향후의 최고 격전지에서 '제2 창업' 출사표를 던진 것과 같다. 그가 올해 실적을 자랑하고 싶었거나 성과에 만족했다면 안방인 일본이나 올해 판매 실적이 대단했던 중국을 택했을 것이다. 미국에선 줄곧 적자였다. 야나이 회장은 연 매출을 현재의 배에 가까운 3조 엔까지 올리겠다는 중기 목표를 천명했는데, 목표를 달성하려면 미국 시장을 반드시 띄워야 한다. 그가 뉴욕까지 날아간 것은 그의 시선이 과거나 현재가 아닌 미래로 향해 있다는 방증이다.

유니클로는 왜 멈추지 않는 것일까. 야나이 회장에게 성장의 비결과 유니클로가 나아가려는 방향에 대해 하나씩 들어봤다.

유니클로는 2003년 이후 14년 연속 성장했다. 매출은 그사이 6배가 됐다. 유니클로는 과거 일본에서 사양산업이라 불렸던 의류업으로 아시아 최대, 세계 3위 의류 브랜드를 일궜다. 그는 옛날 얘기를 끄집어내면서 의류산업의 무한한 가능성을 설명했다.

"마에다 가쓰노스케(前田勝之助·1931~2013) 전 도레이 회장님 얘기를 해보겠다. 마에다 회장님이 옛날에 일본 잡지에 '이제 일본에서 섬유산업은 끝이다'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데 발전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었을 것이다. 2000년 회장님과 저는 함께 논의를 시작했고 결국 히트텍을 성공시켰다. 국제적으로 보면 섬유·의류산업은 지금부터다. 앞으로 더 발전한다. 세계 인구 70억명 중 40억명 인구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옷을 사입기 시작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시아가 세계 중심이 되면서 아시아인들이 앞으로 옷을 더 많이 사입는 시대가 오고 있다. 엄청난 기회다. 도레이와 유니클로는 그런 큰 시장을 보고 같은 뜻을 품고 있다."

야나이 회장은 이런 트렌드를 타기 위해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그의 전략을 ①'라이프웨어' 철학을 바탕으로 한 제품력 ②강력한 협업모델을 통한 차별화 ③제조소매업(SPA)에서 정보제조소매업으로의 변신, 세 가지로 정리했다.

1."옷은 라이프웨어"… 제품력 강화

야나이 회장에게 유니클로가 강조하는 '라이프웨어'라는 개념이 왜 중요한지, 또 스페인 자라(SPA업계 1위)나 스웨덴 H&M(2위)과 유니클로는 어떻게 다른지도 물어봤다. 자라는 젊은이들의 패션 유행을 실시간으로 포착한 뒤 이를 반영한 신제품을 2주 안에 세계 매장에 진열하는 초스피드 전략으로 유명하다.

"자라(ZARA)와 같은 길을 가면 자라한테 절대 이길 수 없다. 유니클로는 국적·연령·직업·성별을 초월한 다양한 사람들을 위한 옷을 추구한다.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는 도구, 즉 '라이프웨어'다. 이런 라이프웨어를 세계의 누구나 어디서든 비싸지 않은 값에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다. 패션도 중요하다. 그러나 자라나 H&M처럼 유행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각각의 옷에 관해 그 시즌의 패션 경향을 확실하게 잡아서 베이직 상품에 그 경향을 집어넣는 게 우리 방식이다. 단순한 것일수록 완성도 높은 상품을 만드는 게 어렵다. 새로운 이노베이션을 거듭해 올해보다 내년, 후년의 상품이 더 좋아져서 다음에도 (고객이) 살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우리가 그때그때의 패션성만 너무 강조하고 즉각적으로 반영하는 식이 되어버리면 조직 역량이 축적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도레이 등 소재업체와 협업이 중요할 것 같다.

"그렇다. 라이프웨어의 실현을 위해서는 소재 개발부터 생산공법, 물류, 상품의 판매까지 모든 프로세스에서 '만들고 싶다'고 생각한 것을 실행으로 옮길 수 있는 '기술력'이 필요하다.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이 도레이와의 '원 컴퍼니(하나의 회사)' 개념이다. 실제로 도레이 직원이 유니클로에 와서 상품 기획을 하고, 유니클로 직원이 도레이 공장에 가서 공정을 협의한다. 우리는 (자라와 똑같은) 패스트패션 회사가 아니다. 시즌이 지나도 오래도록 입을 수 있는 옷을 추구한다. (요즘 패스트패션의 특징 중 하나인) 한 번 입고 쉽게 버리는 옷은 만들지 않는다."

―유니클로가 강조하는 테크놀로지는 소비자에게 어떤 이득으로 연결될까.

"소재부터 바꾸지 않는 이상 고객 요구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 사람들이 옷에 기대하는 점이 디자인·색깔 등 표면적인 것뿐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정말 옷 본연의 것을 바꾸려면 소재부터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 이렇게 얻어진 고품질의 옷이 소비자에게 실제적인 이득이 된다."

―그렇다 해도 밀레니얼 세대는 개성이나 자기만의 가치를 중시하니, 이들을 위해 패션성을 더 높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복장이란 옷의 조합이다. 옷 자체에서 개성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옷의 조합으로부터 개성을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밀레니얼 세대라고 이 점이 다를 건 없다. 물론 고객의 생활에 맞춰 옷의 내용은 변해갈 것이다. 그것에 따라 우리가 만드는 옷도 바뀌어 갈 것이다."

유니클로는 자라의 비즈니스모델을 따라가지 않으며, 특히 옷의 품질을 좌우하는 소재 분야를 포함해 기술력에서 앞서 있기 때문에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빛을 발할 것이라는 얘기였다.

2.경쟁사가 추격 어려운 협업모델

그는 도레이와의 협업관계를 '원 컴퍼니'라 표현했다. "양사가 원 컴퍼니로서 기존 상식을 바꾸는 옷을 계속 만들어 세계인에게 새로운 즐거움, 편리함, 쾌적함을 제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한국도 비슷하다고 생각하는데, 옛날엔 일본이 세계 최대 섬유 수출국이었다. 그 기술에서 시작해 여러 기술로 바뀐 것이다. 도요타는 도요타보쇼쿠(紡織·방직)라는 자동 직기 회사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자동차는 물론 하이브리드차·전기차·연료전지차·인공지능까지 개발하는 회사가 됐다. 도레이도 도요(東洋)레이온이라는 합성섬유 제조사에서 시작해 지금은 보잉 신형 여객기에 탄소재료를 납품하고 바이오·의료산업에까지 진출하는 첨단 화학소재 회사가 됐다. 이렇듯 연구개발이 몇십년씩 이어져서 쌓이고 쌓여 지금의 기술력을 갖게 된 것이다. 우리가 도레이를 처음 찾아간 것도 유니클로가 글로벌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도레이의 힘이 꼭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이는 도레이·유니클로 협력의 강점뿐 아니라 유니클로의 미래에 대한 얘기이기도 했다. 올해는 기능성 내의 '히트텍' 공동 개발로부터 15년, 양사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지 10년 되는 해다. 야나이 회장은 "단순히 기업 간 거래 관계가 아니라, 실제 소재부터 최종적인 니즈까지 양사가 '하나'가 되어 추구해 나간 것을 입증할 수 있었다는 것이 무척 뜻깊다"면서 "앞으로도 세상을 바꿔나갈 새로운 제품을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유니클로의 협력 파트너는 도레이에 국한되지 않는다. 기획·생산·물류·판매 전반에 걸쳐 있는 강력한 파트너십은 경쟁사가 갖추기 어려운 유니클로만의 강점이다. 물론 옷 품질을 좌우하는 원재료의 개발·생산에서는 도레이가 주력 파트너다. 이를 통해 히트텍 외에도 에어리즘·울트라라이트다운·드라이EX·감탄팬츠 등 고기능 소재를 활용한 제품을 개발해 성공했다. 야나이 회장은 "히트텍은 누적 10억개가 팔렸는데, 제품을 이어붙이면 지구를 17바퀴 반 도는 길이이고 지금도 연간 1억개씩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게 전부는 아니다. 유니클로는 일본 제조업의 상징 중 하나인 시마(島)정밀기계와도 긴밀한 협업관계를 갖고 있다. 시마정밀기계는 실과 디자인을 설정하면 기계가 니트 한 벌을 봉제선 없이 입체적으로 엮어주는 '홀 가먼트 (whole garment)' 기술력이 독보적이다. 유니클로는 이런 협업을 통해 경쟁사와 차별화된 고급 니트제품을 대량으로 더 빨리 더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할 수 있다. 또 다이와하우스 등과는 효율적인 물류망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액센추어와는 IT 사업 추진을 위한 합작회사도 만들었다. 의류업계 경쟁사로 등장한 아마존과도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하는 식의 협업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야나이 회장은 기술뿐 아니라 패션을 위한 협업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그는 "크리스토퍼 르메르, 이네스 드 라프레상쥬, JW 앤더슨, 하나 타지마 등 세계에서 패션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전문가들과 함께 상품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특히 하나 타지마가 유니클로와 협업한 히잡(이슬람식 여성용 머리 스카프) 제품은 뉴욕 현대미술관(MoMA) 특별전에 전시될 만큼 큰 호응을 얻었다.

3.제조소매업(SPA)에서 정보제조소매업으로

유니클로의 역사는 관행을 파괴하면서 새 모델을 만들고 그 모델을 끊임없이 단련시키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최근 온라인업체의 의류 판매가 급증하는 등 업계 전체가 격변하면서 유니클로가 또 한 번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 야나이 회장은 "유니클로는 지금까지 상품을 기획·제조·판매하는 제조소매기업(SPA)이었지만, 앞으로는 정보를 상품화하는 새로운 업의 형태, 즉 정보제조소매기업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유니클로의 인터넷 판매 비율을 현재 6%에서 3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지금 유니클로의 경쟁 상대는 누구인가. 아마존은 어떻게 생각하나.

"먼저 생각할 게 있다. 고객 지갑에 있는 돈은 무엇으로든 바뀔 수 있다. 옷이 될 수도, 책, 여행 체험, 스마트폰이 될 수도 있다. 그러니까 세상의 모든 것이 다 유니클로의 경쟁 상대다. 이런 다른 상품에 비교해 더 매력 있는 상품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 의류업계도 '이종격투기장'처럼 변해가고 있다. H&M·자라·갭 같은 업체만 경쟁 상대인 줄 알았는데, 이게 급격히 바뀌고 있다. 스포츠웨어나 캐주얼웨어의 간격이 거의 없어져서 나이키·아디다스와도 경쟁하게 됐다. 아마존도 의류산업에 굉장히 공을 들이고 있다. 이종격투기장으로 바뀌었다는 것은 과거엔 예상도 못 했던 여러 업체가 여러 가지 것을 갖고 나와 경쟁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마존 같은 하이테크 기업은 뛰어난 클라우드서비스 업체이기도 하다. 유니클로도 아마존 서비스를 쓴다. 아마존이 커진다 해도 세상 사람들이 아마존이 파는 옷만 사게 되는 것은 아니다. 상생은 가능하다고 본다. 다만 그런 상황에서도 유니클로는 반드시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할 뿐이다."

―유니클로는 최근 'Made for All'이라는 기존 것 외에 'Made for You'라는 방향을 제시했다.

"그렇다. 인터넷·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 한 명 한 명이 주문한 조건에 부합하는 맞춤형 물건을 매장에서 사는 것과 같은 가격에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야나이 회장은 인터뷰에서 "최종적으로 장래에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했지만, 이미 유니클로는 관련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한국 젊은이들 세계로 나가야"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 죽기 전까지 달성하고 싶은 계획이 있다면.

"회사가 지속되는 이상, 내게 최종적인 목표·계획 같은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 시점, 시점에서 미래를 향해 계속 달려나가는 것만 생각한다. 경영자로서 목표·방향성 등을 빈틈없이 결정하는 것이 내게 가장 중요하다."

―20대로 돌아간다면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지금과 같은 일을 하고 있을 수도 있고, 아니면 하이테크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웃음)."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공무원이 되고 싶어하는 한국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공무원 말인가. 한국에서도? 공무원은 사양산업이지 않은가(웃음)? 한국에서 발전하고 있는 건 역시 세계에 진출한 기업들이라고 생각한다. 대기업 아니면 세계에 진출할 수 없다는 식으로 생각하지만, 개인이든 중소기업이든 레저기업이든 마음만 먹으면 앞으로도 얼마든지 세계에 진출할 수 있지 않을까. 한국은 아시아라고 하는 꽤 큰 시장의 일부다. 미국과도 가깝고 호주도 있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세계 어디서든 자기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우선 그런 생각을 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 가장 고민하는 것은.

"매일매일이 힘든 점뿐이라 한 가지만 고르기 어렵다(웃음). 각 나라에서 이런 일, 저런 일, 놀랄 만한 일이 일어난다. 세계 곳곳의 법률·생활 관습이 전부 다르기 때문에 각 지역의 직원 한 명 한 명이 일을 더 잘해내기 위해 어떤 인사 제도와 운영법을 쓰면 좋을지가 무척 고민이다. 하나만 꼽으라면 이것이다."

―회장님에게 경영이란 무엇인가.

"'사람들을 어떻게 회사의 목표를 향해 움직이게 할 것인가'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그 사람들의 장래도 생각해야 한다. 팀으로서 또 개인으로서 어떻게 해 나갈 것인지를 잘 짜야 하는 경기라고 생각한다."

―2년 뒤면 70세가 되는데, 승계 계획은.

"70세가 되면 사장직을 넘기고 회장직에만 전념하겠다(지금은 그가 회장과 CEO 겸 사장을 겸직하고 있다). 새 사장은 내부 임원 중 한 명에게 맡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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