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View & Outlook

기업인이 제 역할 못하는 정치 영역을 보완해야할 때

마이클 블룸버그 前미 뉴욕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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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9.3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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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Column]
공공보건·치안…정부 혼자 해결 힘들어


마이클 블룸버그 前미 뉴욕시장
마이클 블룸버그 前미 뉴욕시장
최근 국가 지도자들이 참석한 유엔(UN) 총회에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나 기억해야 할 점은 세계 경제에서 미국과 다른 나라 간 관계가 정치 역학으로만 결정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오늘날 여러 나라를 연결하는 고리는 무역과 투자와 깊이 연관돼 있고, 외교 관계도 종종 경제적인 이해 관계에 기반한다. 기업의 경영진은 정부의 공식 외교관은 아니지만 다양한 민간 영역에서 국가 간 협력을 촉진하는 건설적인 역할을 맡을 수 있다. 기업인들의 행동이 고위 공직자의 말이나 트위터 한 줄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올 초부터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70년 동안 세계 질서와 경제 번영을 이끌어 온 다양한 국제 제도에서 빠지겠다는 신호를 보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회원국의 집단 방위를 보장하는 조항인 '헌장 5조'를 준수하겠다는 발언을 하지 않았다. 유엔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탈퇴했으며, 대외 원조를 줄였다. 나를 비롯한 많은 기업인은 정파를 떠나 트럼프 정부가 정책 방향을 전환하길 바라고 있다. 그렇다고 기업인들이 정치권의 변화만 넋 놓고 바라보고 있는 건 아니다. 우리 기업인들은 또한 기업이라는 사적 영역이 너덜너덜해진 공적 영역을 보완하는 역할을 해야 할 때가 지금이라고 믿고 있다.

올해 유엔 총회 기간에 맞춰 글로벌 비즈니스 포럼도 뉴욕에서 열렸다. 100곳 이상 기업의 수장들이 참석했다. 미국의 주(州)정부 관계자들도 일자리 창출, 생활 수준 향상 등 다양한 협력 과제를 두고 기업과 논의하기 위해 이 자리를 찾았다. 이런 민관 협력은 농업 효율성 향상부터 사회 기반 시설 건설에 이르는 여러 분야에서 장애물을 걷어 내고 잠재적인 수익 사업을 발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향후 15년 동안 전 세계 사회 기반 시설을 건설하고 현대화하는 데 94조달러가 들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 중 15조달러 정도의 재원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공적 사업의 재원 조달 문제뿐 아니라 공공 보건, 치안, 빈곤 퇴치 등 수많은 정책 과제를 정부 혼자 힘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기업은 효율적인 자원 배분, 비용 관리, 최첨단 기술 등을 활용한 문제 해결에 능하다. 정부가 민간 기업과 협력해야만 하는 이유다. 정치적 동맹이 긴장 관계에 빠졌을 때도 민관 협력은 정부 사이의 벌어진 틈을 메워 안정적인 세상을 만드는 도구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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