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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가 예산 다룰 줄 알아야 우주 탐사 계속된다

애덤 민터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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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9.15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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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Column]
우주 예산 年 단위 아닌 프로젝트 단위 배정하고 담당자 10년 임기 줘야


애덤 민터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애덤 민터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20년 전 탐사를 떠난 카시니호(號)는 우주로 쏘아 올린 가장 비싼 탐사선이다. 카시니호 덕분에 3948건의 과학 논문, 45만여장의 사진, 그리고 카시니호를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은 젊은 과학자 집단이 탄생했다.

그러나 33억달러의 예산을 배정받았던 카시니호 탐사 계획은 지금과 같은 정치 환경에서 퇴짜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 정치인들이 한정된 예산으로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미국이 대형 우주 탐사에 따른 장기적인 이익을 포기하면 안 된다. 어떻게 더 많은 카시니를 더 적은 비용으로 추진할 수 있을까. 미 항공우주국(NASA)이 풀어야 하는 고차 방정식이다.

NASA의 대형 우주탐사 프로젝트는 준비하는 데만 10년이 걸리고, 한 번에 비용도 10억달러가 넘는다. 일부 임무는 예산을 초과해 물의를 빚는다. 허블 우주 망원경의 뒤를 이은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이 대표 사례다. 애초 1990년대에는 10억달러 예산을 짰지만, 실제 비용은 88억달러로 불었다. 발사 예정일(2018년)도 예정보다 10년 늦춰졌다.

NASA는 해묵은 악명에서 벗어나려 시도하고 있다. 예산의 일부를 예비비로 적립해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을 때 꺼내 쓰려 하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예비비가 대형 프로젝트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생명의 흔적이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유로파(목성의 위성) 탐사는 물론, 명왕성이나 해왕성 탐사는 꿈도 못 꿀 일이다.

다른 연방 기관과 마찬가지로 NASA는 향후 수년간 재무 압박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우선 NASA는 조직 경영 체계부터 바꿀 필요가 있다. NASA는 지난 20년간 취소된 프로젝트에 200억달러가 넘는 자금을 낭비했다. 이런 낭비를 막으려면 NASA 관리자에게 10년 임기를 보장해 주고, 우주 관련 예산을 연간 단위가 아닌 프로젝트 단위로 배정해야 한다.

또 탐사 기획 단계부터 NASA의 변화가 필요하다. 무작정 야심찬 과학적 성과만 목표로 잡을 것이 아니라 예산을 고려한 장기 목표를 세워야 한다. 현실적인 목표를 세워야 나중에 프로젝트가 통째 사라지는 참사를 막을 수 있다. 큐브샛과 같은 저가(低價) 인공위성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NASA가 예산을 다룰 줄 알아야 다음 세대도 카시니 탐사와 같은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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