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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대로 아기 생산?… 中 유전자 시술확대 우려

타일러 코웬 조지메이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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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9.0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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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Column]
쾌활한 사람 모인다고 행복한 사회 될까


타일러 코웬 조지메이슨대 교수
타일러 코웬 조지메이슨대 교수
급속도로 진행되는 생명공학기술의 혁신이 중국 난임센터 모습을 바꾸고 있다. 중국은 유전병의 대물림을 막기 위해 시행하는 착상 전 유전진단(preimplantation genetic diagnosis·PGD)을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게 받아들였지만, 최근에는 무서운 속도로 연구와 시술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연구자들은 중국인에게서 발병하는 유전적 돌연변이 정보를 닥치는 대로 수집하고, PGD와 관련한 규제는 완화되고 있다. 정부가 나서서 중국 국민을 유전병에서 해방하겠다는 심산이다. 물론 국민 전반의 건강을 개선할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기술이지만, 한편으로는 이 기술의 발전이 부모에게 가져다줄 부작용을 생각하면 마음이 어수선하다.

대단한 변화가 아닌, 아주 작은 유전적 성질의 변화가 예측불허의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 내가 더 우려하는 것은 부모가 재단한 그대로 아이가 태어나는 세상이 오는 일이다. 아이의 유전적 성질을 편집할 수 있다면, 부모들은 무엇을 바꾸려 들까? 최근 심리학자 레이철 라탐과 소피 폰 슈텀은 "엄마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장 선호하는 성질은 '외향성'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같은 연구에서 엄마들이 둘째로 바라는 자질은 '쾌활함'으로 조사됐다. 최근 중국에서는 "사회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술을 잘 마시는 아이를 낳고 싶으니 알코올 분해에 약한 유전자를 빼 달라"는 부모까지 등장했다고 한다.

현재 우리의 사회 안전망으로 작용하는 각종 제도는 지금까지 등장했던 다양한 사람들의 성향을 토대로 만들어져 발전해 왔다. 미래에 수많은 엄마의 바람대로 외향적이며 쾌활한 사람만 많아지는 사회가 오면 지금 우리 사회의 안전망은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까.

또 한 가지 우려되는 상황은 위험 회피 성향을 지닌 부모가 아이를 '재단'하는 경우다. 대부분의 사람이 '아름답다'고 보는 기준에 맞추고, 사회적으로 '정상인'의 범주에 드는 아이를 낳기 위해 가장 대중적인 기준을 고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유전자 조작은 앞으로 더 다양한 국가에서 가능해지고, 더 널리 퍼질 것이다. 지금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 문제를 논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더 큰 위협에 대한 논의에는 우리가 너무 게으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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